카미노 데 산티아고 _ 그 길 위에서 일상/여행2015. 12. 19. 06:00
카미노 데 산티아고(Camino de santigo)
예수의 열두 제자 중 하나였던 야고보가 복음을 전하기 위해 왔던 길.
그래서 길의 끝은 야고보의 무덤이 있는 스페인의 도시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로 향한다.
그 길의 이름은 '카미노 데 산티아고', 바로 산티아고로 가는 길이다.
내가 다녀온 스페인 산티아고...
정말이지 무식하게 무작정 떠난 여행이었다.
내가 처음으로 내게 온전히 시간을 내어서 다녀온 그곳...
지금은 내 기억속에만 남아있는 그 길 위에 언젠가 다시 한번 서 있기를...
시작은 언제나 그렇듯 갑자기 시작됐다.
언니가 가고 싶어서 사 놓고 갔었던 저 책을 어느날 갑자기 읽고...
무작정 비행기표를 예매해버렸다.
혼자가기엔 무서우니 친구 한명에게 몇 날 며칠을 같이 가자고 졸라서 떠난 여행이었다.
내 나이 26살에 제주도도 못 가본 내가 난생 처음으로 비행기를 타고 한 여행이었다.
영어는 당연히 못하는 내가 해외여행이라니...
게다가 배낭여행...
지금의 나라면 상상도 하지 못할 그 용기가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나 감사하다.
그나마 걷는거 하나 자신 있는 내가 선택한 여행지는
정말로 날 실망시키지 않고 오롯이 그 길위에 나를 서있게 해 주었다.
집으로 돌아오는 공항에서 남는건 사진밖에 없다며 친구랑 같이 무던히도 찍었던 카메라를 소매치기 당했다.
여행내내 듣던 이야기가 마드리드공항에서 소매치기 조심하라는 이야기였는데...
그 이야기가 현실이 될 줄이야.
여행에서 만난 사람들에게 연락해 받는 몇 장의 사진과 여행동안 틈틈히 기록한 내 일기장이
40여일간의 이 여행에서 남은 유일한 기록이다.
일정은 프랑스 파리에서 부터 시작되었다.
파리에서 3박 4일을 보내고 프랑스와 스페인의 국경에서 시작해 피레네 산맥을 넘는것으로
나의 까미노 데 산티아고를 걷기 시작했다.
그리고 나서 한달을 넘게 정말 열심히도 걷고 또 걸었다.
정말 그 곳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.
순례자의 길이었지만 종교와 인종, 나이와 성별을 떠나 많은 사람들이 그 길 위에 서 있었다.
친구와 나는 때론 즐겁게, 때론 걸음에 지쳐서 걷고 또 걸었다.
서로 의지하면서 때론 서로의 숨소리조차 버거워하면서...
가방에 순례자의 표시인 조개껍질 하나 묶어두고
우리의 몸집만한 배낭을 메고...
길 위에서 음식을 먹고...
모르는 사람들과 한 방을 쓰고...
그 길을 다 걸을 수 있었던 힘은 그럼에도 서로를 이해했던 친구와
그 길위에서 만났던 전혀 낯선 그들 모두가
서로를 배려하고 격려해주어서였던 것 같다.
신기하게도 우린 서로 모르는 사람들이었지만
누군가 다치거나 힘들어하면 서로가 망설이지 않고 도움을 주었다.
정말 잊을 수 없는 수많은 광경들...
그 중에 하나였던 해바라기들판... 정말 끝없는 해바라기가 장관이었다.
내가 묵었던 숙소들... 알베르게의 도장들이다.
알베르게가 없었다면 숙박비가 없어서 못했을 여행이었다.
이 알베르게라는 숙소는 정말이지 신기한 곳이었다.
많게는 수백명에서 적게는 한 두명이 이용할 수 있는 숙소이다.
이 길을 다 걷고 나면 순례자협회에서 이 증서을 준다. '카미노 데 산티아고'를 걸었다는 증서.
이 증서를 받기 위해 걸었던 여행은 아니었지만 이 증서를 받는데 왠지 모를 울컥함이 올라왔다.
2008년 나는 그곳... 산티아고의 길 위에 있었다.
친구랑 지금도 이야기 하곤 한다...
우리의 시간이 될 때 다시한번 떠나자고...
무작정 떠났던 그 길을 꼭 한번 다시 걸어보길 바래본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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